3. 하나님 앞에 엎드리다.
2023년 11월 중순
아내 사후처리로 바쁘게 시간을 보내면서, 거의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4시간을 넘기기 힘들었고, 이것저것 알아보다 하루 2시간 자고 출근한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장인장모님, 아이들 챙기느라 제 슬픔은 돌아볼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11월 중순 눈이 흐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월에 비문증이 심한 것 같아서 안과에 갔을 때, 괜찮다고 해서,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했고, 안과를 가려고 마음먹었는데,
저를 위로해주고 싶은 분들과의 점심약속..
아이 병원 예약.. 등으로 병원 갈 시간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망막박리가 발생하다
그래도 증상이 너무 심한 것 같아 급히 병원 예약을 했는데,
병원 예약한 그날, 오른쪽 눈 대부분이 안 보이기 시작해서 퇴근길에 바로 응급실로 갔고, 망막박리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이 진행되어 응급수술이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12월 22일 수술을 했고, 눈에 넣은 가스가 망막을 눌러줄 수 있도록 3주간 엎드린 자세를 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엎드린 자세로 눈이 보이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시력 회복은 기대하지 말고 실명만 안되면 성공이라고 했고, 백내장 수술도 했지만, 그것도 수술이 성공했을 때 의미가 있고, 수술이 실패하면 의미 없다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거기에 반대쪽 눈도 좋지 않으며, 한쪽 눈이 망막박리가 되면 다른 쪽 눈도 망막박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벼랑 끝에서 기도를 하다
아내가 죽었을 때는 슬플지언정 절망적이지는 않았는데, 두 눈을 잃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니, 절망에 빠졌습니다.
회사도 다닐 수 없을 것이고,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겠구나.
재산 정리하고, 연금 타서 생활은 가능하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디 여행 한번 못가고 어린 시절을 보내겠구나.
연로하신 어머니에게 의지하여 어디까지 살 수 있을지.. 그리고 먼저 간 아내에 대한 원망도 들었습니다.
삶의 벼랑 끝에 서자, 기도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하나님을 찾으며, 제발 살려달라고.. 그냥 회사다니고 운전만 할 수 있게 회복시켜 달라고 빌었습니다.
성경을 읽을 수는 없으니, 팟캐스트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만나 교회 김병삼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기도하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수술 직후부터, 퇴원해서 3주 동안, 말씀듣고, 기도하고, 말씀 듣고, 기도하고를 반복하였습니다.
자세마저 불편하게 엎드린 자세이다보니, 기도하기에 아주 적합했죠.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3주간 엎드려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나아가게 됩니다.